[앵커]
중국에서도 손에 꼽는 유명 북한 음식점 옥류관이 우리식 치킨을, 그것도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원조 평양냉면의 자부심을 내려놓게 한 걸까요?
세계를가다 베이징 사공성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일부터 베이징의 모든 식당은 매장 내 취식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식당 내 코로나19 전파 우려 때문인데요
이곳 한인 타운에 있는 식당들은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당국의 강력한 방역 통제 속에 베이징에선 감염자 발생이 줄면서 출퇴근과 대중교통 이용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등교와 식당 내 식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21만 곳이 넘는 베이징의 식당은 모두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 교민들이 운영하는 한식당들을 찾았습니다.
배달이 가능한 메뉴들을 개발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장 영업을 할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온대성 / 한식당 사장]
"매출이 한 70% 줄었는데, 인건비하고 임대료도 낼 수 없는 형편이거든요. 말씀드리기가 조금 심각하지만 거의 죽기 일보직전까지 와있는 상황입니다."
베이징에 있는 북한 최고급 음식점 '옥류관'도 정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한 달 넘는 통제를 버티지 못하고 선택한 변화는 배달 영업.
[옥류관 관계자]
"(예전에는 배달이 안 됐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5월부터요. 5월말부터 시작했으니까 열흘 정도 됐습니다."
배달 어플을 통해 옥류관의 음식들을 직접 주문해봤습니다.
매장에서 팔던 평양온반과 불고기 등 전통요리와는 거리가 먼 배달 전용 요리들이 보입니다.
도착한 음식들은 평양 냉면과 함께 떡볶이와 치킨입니다.
양념에 간장과 마늘 치킨까지 한국 배달음식의 맛과 비슷합니다.
북한식 치킨인지 옥류관에 물어봤습니다.
[옥류관 관계자]
"(치킨은) 중국 사람이 만들었고요. 맛은 한국식입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못하니 시민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도심 공원과 강변은 음식을 싸들고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아예 노점을 만들어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발소도 야외로 옮겼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도시 정화 사업의 일환으로 노점을 대폭 줄였지만, 철저한 방역 조치에 따른 풍선 효과로 길거리가 식당으로 변한 겁니다.
단오절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부터는 방역 조치가 더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중국의 방역 정책은 중국인들도 예측하기 힘든 것도 현실입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사공성근 베이징 특파원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방성재
사공성근 기자 402@donga.com